[𝐏𝐂 𝐯𝐞𝐫.] 𝐀 𝐩𝐢𝐞𝐜𝐞 𝐨𝐟 𝐩𝐮𝐳𝐳𝐥𝐞 (단편_𝟐𝟏𝟎𝟔𝟏𝟎)

📺 𝐋𝐚𝐰 𝐒𝐜𝐡𝐨𝐨𝐥

(로스쿨)

 

#양솔에이 #양솔

 

작은 퍼즐 조각 하나는 늘 한 남자의 손안에서 규칙적이게 맴돌았다. 교수실에서 나와 로비를 지나 걸어가는 그의 시야에 익숙해 보이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 솔 에이, 많이 바빠 보이는군."

 

"아, 양 교수님. 안녕하세요!" 

 

"늦었으면 어서 가는 것이 좋겠지? 앞서 한준휘 군이 자넬 찾던데."

 

"준휘가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끼니 챙기고, 다음에 보지."

 

양종훈은 스쳐 가기 전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색한 안부를 건넸고 그녀의 상황을 보니 큰 가방이 축 처진 것을 보아 이런 저런 판례문들이 들어있을 것이며 아마도 스터디를 하러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려는 것 같았다. 한준휘군이 기다린다는 말을 전했으니 이젠 내 시야에서 사라질 일만 남은 거고. 양종훈이 몸을 돌려 로비 밖으로 한 걸음 떼려는 그 순간.

 

"양 교수님도 끼니 잘 챙기세요! 물론 짜장면 좋아하시는 건 알지만 가끔은 다른 것도 드셔주세요." 

 

그대로 달려갈 줄 알았건만 제 안부를 걱정하는 강 솔의 말을 듣곤 순간 양종훈의 발걸음이 멈칫하더니 내내 손안에서 맴돌던 퍼즐 조각이 툭하며 그녀의 앞에 떨어졌다.

 

"아직이지만, 알겠네." 

 

"알겠다고 하셨어요! 그럼 전 교수님만 믿고 갑니다. 아 참, 그리고 이거 떨어졌어요."

 

퍼즐 조각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강 솔은 후다닥 뛰어와선 쭈그려 앉아 소중하다는 듯 그것을 조심스레 주워서 그를 올려다보며 활짝 웃었다. 

 

"교수님이 아끼시는 거 맞죠? 항상 가지고 계시잖아요."

 

순간 해맑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주변이 흐리게 보이고 강 솔의 얼굴 밖엔 안보였다. 그녀가 주워준 퍼즐 조각을 받아야하는데, 양종훈은 자신도 모르게 강 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더 늦으면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의 질타를 받아도 자네가 할 말이 없을 것 같군, 이만 가봐." 

 

퍼즐 조각을 넘겨받은 그는 강 솔에게 자신도 모르게 살짝 웃어 보였다. 그녀는 시계를 한 번 더 보더니 이제 정말 가지 않으면 지각이라며 마지막으로 양종훈에게 인사하곤 로비를 지나 뛰어갔다. 그녀와 반대로 학교를 걸어 나오며 그는 손안에 있는 퍼즐 조각을 바라봤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마치 강 솔의 손에 있던 온기가 미약하게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그 온기를 잃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어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 퍼즐 조각을 손안에 꼭 쥐었다. 

 

퍼즐 조각 안엔 누구의 마음이 깃들었던 것일까, 분명한 건 이 또한 하나의 미해결 과제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