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𝐏𝐂 𝐯𝐞𝐫.] 누리달 열엿새, 그 날의 기록.

📺 𝐌𝐫. 𝐒𝐮𝐧𝐬𝐡𝐢𝐧𝐞 (미스터 션샤인)

#히나지은 #양화지은

; 히나지은, 히나 천사님과 같이 이야기 한 것을 정리함, 퍼가지 마세요.

; 2020년. 6월 16일의 기록.

 

1) "기다리던 사내가 동경에서 돌아왔구나."

 

 "(아침이라 마당을 쓸다가 방긋 웃어보여) 예, 오야붕은 어제 막 들어왔다고 합니다. 

   호텔에도 다녀가셨는데... 오셨을 땐 시간이 너무 늦어서. 

   제가 오늘은 좀 빨리 아씨 얼굴 보러오라고 말해뒀어요! 다행히 어디 뭐 다친 곳은 없어 보이고요."

 

  "빈관에도 오긴 했구나. 아쉽네, 얼굴을 못 봐서. 오늘 또 오려나? 

   오면 이런저런 이야기나 나눌까 하는데. (웃음) 지은이가 귀띔을 해두었구나. 잘했네. 

   다친 곳도 없다고 하니 안심이고."

 

  "예, 저보고 어디 사고안치고 돌아다녔냐고 물어봐서. 아니, 제가 얼마나 믿음직한데! 

   안 그렇습니까아? 아씨. (그것은 그저 동매의 농이었지만 장난스레 입을 삐죽였지.)"

 

  "그 사내가 우리 지은이를 아직도 잘 모르는가 보구나? 우리 지은이가 얼마나 순하고 믿음직한데. 

   오늘 빈관에 오면 내가 따끔하게 한 마디 해야겠구나? (장난스레 웃는다.)"

 

  "(고개를 세차게 끄덕여) 아유, 그럼요. 아주 따끔하게 말해주셔요. 전 아씨만 믿습니다! 정말요! 

   (말하다 제 손목을 네게 보여주며) 어제 아씨랑 같이 맞춘 팔찌 오늘 하고나왔는데, 

   너무 튀지도 않고 정말 예쁩니다아."

 

  "지은이가 그렇다면야, 따끔하게 한 마디 해줄게. (제 팔목에 끼워진 팔찌도 보여줘) 

   그러게나 말이야. 지은이의 안목이 탁월했어."

 

  "(각자의 손목에서 푸른빛을 내는 팔찌를 바라보며) 마침 날도 덥고 했는데 꼭 손목에 작은 바다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석의 색이 맑고 푸르니 꼭 그런 상상을 하게 되어요."

 

  "작은 바다라, 예쁜 표현이네. 그것만큼 적절한 말도 없고 말이야. 

   조금 더 날이 더워지면 다 같이 바다에 가자꾸나. 발도 담그고, 물장난도 치고."

 

  "좋죠, 가서 예쁜 조개도 있으면 몇 개 주워오면 어떨까요! 조약돌 같은 것도 좋고. 

   그런 것들이 다 추억이 되는 것 아닐까... 하고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방긋 웃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구나. 주워온 조개껍데기들을 잘 가공해서 장신구로도 만들 수 있고 말이야. 

   아, 그러고 보니 중반은 챙겼니?"

 

  "(시계를 보곤) 어라, 벌써 시간이... 빈관이 더 바빠지기 전에 뭐라도 먹어야겠습니다. 

   오늘 날씨도 좋고, 마침 음료수도 신메뉴로 제공 해드리고 하니 

   로비에 주문하시는 손님들이 많네요. 휴."

 

  "든든하게 챙기고 오렴. 느긋하게 산책을 하고 와도 좋고. 

   그 동안은 내가 응대를 하고 있을 테니 말이야. 빈관 걱정은 말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해) 그럼, 뭐라도 챙겨 먹고 오겠습니다! 

   아씨께서도 너무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그러고보니... 희성 도련님의 방에 고사홍 어르신께서, 

   드셨던데. 희성 도련님께서 어서 오셔야 할 텐데요. (끄응)"

 

  "다녀오렴. 희성 도련님 방에 고사홍 어르신께서...? 무슨 일로 방문하셨으려나. 

   역시 정혼 이야기려나?"

 

  "예, 그래서 혹시 불편하실까 봐 로비에서 기다리실 거냐고 물었더니 괜찮으시다며 

   방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직접 움직이신 거면... 아씨 말대로 정혼때문에 오신 것 같고요.

   (멀리서 연초를 들고 들어오는 희성을 보고) 어, 저기 들어오시네요."

 

  "(희성에게 다가가 고사홍 어르신께서 방에 드셨으니, 얼른 올라가 보는 것이 좋다고 일러준다. 

   헐레벌떡 계단을 올라가는 희성을 보며) 저 자도 바람 잘 날이 없구나. 

   애기씨와의 정혼은 모쪼록 잘 되시려나. 여러모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내란 말이지."

 

  "어르신께서 오신 것을 보면. 정혼을 허락하시는 것 아니면 하지 말라는 것 중에 하나 아닐까요? 

   이따 희성 도련님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지도...

   아, 진고개에 화월루가 이제 오야붕 소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주위를 살펴보더니) 

   아마도 그쪽에서 무슨 일이 나긴 난 모양입니다."

 

  "모쪼록 두 분 다 득이 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좋을 텐데. (눈을 동그랗게 떠) 어머, 그렇니? 

   심한 일은 아니었음 한다만. 뭐, 화월루가 다시 그 사내의 소유가 된 건 다행이지. "

 

  "아까 노름판에서는 또 표정이 좋아 보이셨는데, 나오시면서 크게 한숨 내쉬곤 떠나셨습니다. 

   아, 그리고 미국인 나으리께서 저번에 달아놓았던 프리드링크가 있으시다고 

   아씨께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것 외에는 오늘 빈관에 별다른 사항은 없네요! (웃음)"

 

  "(작게 중얼거려) 속이 썩어문드러지는 걸 가리기 위해 겉모습을 몇 배로 밝게 하는 사람들이 

   있곤 하지. 아, 그러니? 지금 가져다드려야겠구나. (쓰다듬)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지은아."

 

  "아픔을 감추기 위해서 밝게 웃는다라... 뭔가 참 서글픈 일이네요. 희성 도련님도 참 좋으신 분이신데.

   아참, 그 바다에 가기로 했던 것 말입니다. 마침 오야붕도 돌아왔으니 오랜만에 셋이서 

   같이 코에 바람이나 쐴까요?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조만간 같이 가는 게 어떨까 싶은데."

 

  "인생이란 원래 다 그런 거지. 응? 아아, 나는 또 지금 가자는 줄 알았네. 밤바다 구경도 좋긴 하지만, 

   역시 바닷바람을 쐬기엔 날이 밝은 후가 제격이지. 그래, 다 같이 가자. 바다."

 

  "헤헤, 저도 어서 가고 싶은데. 밖에서 아씨를 재울 순 없으니까요. 

   그리고 날이 밝아야 예쁜 조개랑 조약돌도 줍죠. 그럼 미리 여급들에게 부탁을 좀 해야겠네요. 

   오랜만의 나들이에 차질이 있으면 곤란하니까, 저만 믿으시고 오늘도 깊은 잠 주무셔야합니다!"

 

  "(작게 웃으며 장난스레 말해) 내가 밖에서 잠이 들면 지은이가 업어서 오면 되지 않을까? 

   아아, 그건 그렇겠구나. 조개와 조약돌을 깜빡 잊고 있었네. 

   그럼 여급들에게 말을 전하는 걸 좀 부탁할게. 나야 항상 푹 잘 자니 걱정 말고. 

   지은이, 너야말로 푹 자야한다?"

 

  "예, 내일도 해가 뜨면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제 곁에 계셔주셔서 감사드려요. 아씨. 

   (네가 방에 들어가기 전에 따뜻한 차를 챙겨주곤 웃어보였다.)"

 

  "나야말로 오늘 하루 고마웠단다. 수고 많았고, 좋은 밤 보내길 바라네. 내일 또 보자꾸나. 

   (싱긋, 웃으며 차를 받아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

 

   그 날의 기록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