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𝐏𝐂 𝐯𝐞𝐫.] 누리달 열여드레, 그 날의 기록.

📺 𝐌𝐫. 𝐒𝐮𝐧𝐬𝐡𝐢𝐧𝐞 (미스터 션샤인)

#히나지은 #양화지은

; 히나지은, 히나 천사님과 같이 이야기 한 것을 정리함, 퍼가지 마세요.

; 2020년. 6월 18일의 기록.

 

 1) "아씨, 오늘은 시간이 뭔가 빨리 가는 것 같은데. 중반은 챙기셨어요?" 

 

 "물론이지. 든든하게 챙긴 참이란다. 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던데. 

   그 덕이 기온도 많이 서늘해졌고 말이지."

 

  "그러고 보니 아까 빗소리가 들리더니 비가 온 것이 맞네요. (가배를 가져와서 네 손에 건네)  

   이럴 땐 역시 가배를 마셔줘야죠. (그러다 밖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려) 

   음? 마당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가베를 한 모금 들이키곤 미소를 지어보여) 따뜻하니 좋구나. 응? 고양이가 울고 있구나. 

   길이라도 잃은 건가? (빈관 문을 열어보니 입구에 아기 고양이가 앉아서 울고 있다.) 

   어머, 작디작은 아기 고양이네."

 

  "(혹시 고양이가 놀랄까봐 조금 떨어져서 상태를 살핀다.) 

   음, 요 녀석 아까 내린 비를 맞은 것 같은데요? 추워서 떨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아씨? 

   (삑삑거리며 울고있는 모습에 좀 안쓰러웠지.)"

 

  "빈관 안으로 들여보내자. 이대로 밖에 내버려 뒀다가는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구나. 

   (깨끗한 수건을 들고 와 고양이를 조심스레 감싸서 안아 올린다.)"

 

  "(다행히 별다른 반항없이 수건에 폭 감싸져선 약간씩 꼬물거렸지.) 

   그래도 많이 맞진않아서 다행이에요. 주변에 다른 고양이가 있는지 봤지만 보이질 않아서...

   이 아이 어미가 챙기지 못한 걸까요?"

 

  "어미가 버린 건지, 어미로부터 길을 잃은 건지... 가엽구나. 

   아니면 동네 아이들이 어미에게서 뺏어오다가 떨어트린 건지, 원. (털을 조심스레 닦아줘) 

   물이랑 먹을 걸 좀 먹여야겠네. 빈관에... 먹일 만한 게 있으려나?"

 

  "(네 말을 듣곤 주방에서 물을 가져와) 아씨, 일단 깨끗한 물은 가져왔습니다. 

   아기라서 너무 큰 거나 질긴 건 못 먹으려나요?"

 

  "고맙구나. 아무래도 그렇겠지? (잠시 생각하다 좋은 생각이 난 듯 아, 하고 짧게 소리를 내) 

   식자재 중에 고등어가 있을 텐데. 조금 손질해서 삶아서 주면 괜찮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떠니?"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 아, 그 정도라면 고양이가 잘 씹어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안그래도 아까부터 계속 울어대서 기운도 많이 없을 텐데...

   (주방에 들어가더니 여급에게 부탁을 해서 고등어를 약간 삶아왔다) 잘 먹어주면 좋겠네요. 

   일단 살려면 뭐라도 먹어야 할 건데."

 

  "(물과 고등어 살이 담긴 그릇을 앞에 놓아주니 허겁지겁 먹어치우기 시작해) 

   천천히 먹으렴, 아가. 탈 날라."

 

  "(앞에 쪼그려 앉아서 고양이가 먹는 것을 구경해) 그 작은 체구로 살려고 쉼 없이 울었을 테니, 

   배가 많이 고프겠죠? 고등어를 잘 먹어주어 다행이네요."

 

  "(고개를 끄덕여) 탈진해 쓰러지지 않은 것도 용하지. 그러게 말이야. 

   편식하지 않고 잘 먹어주어 다행이다. 그나저나 이 아가를 이제 어쩐담."

 

  "(그릇을 야무지게 핥아먹는 고양이를 보곤 생각에 빠져) 글쎄요, 일단 어미가 있다면 

   이미 사람의 손을 탔으니 이 아이를 데려가지 않겠지요? 그럼, 밖에 보낸다고 해도 

   다른 고양이들에게 죽임을 당할 텐데..."

 

  "그렇지, 어미 또한 물어 죽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네 말대로 다른 고양이들에게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고... 흠,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네게 말해) 그럼 일단 저희가 이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 어떨까요? 

   돌봐주면서 어찌할지 천천히 생각해보는 것이...

   (배가 부른지 꾸벅 꾸벅 조는 고양이를 다시 수건으로 감싸)"

 

  "(잠시 고민하다) 그래, 그게 좋겠다. 네 방에서 돌봐줄 수 있겠니? 

   로비에서 돌보기엔 꺼리시는 손님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말이야."

 

  "(눈을 반짝이곤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양이를 조심히 안아들어) 정말 그래도 괜찮습니까? 

   그럼 이제 빈관의 식구가 하나 더 늘었네요. 이름은 뭐로 정하는 게 좋을까요? 

   (전형적인 코리안숏헤어인 것 같다.)"

  "물론이지. 이 작은 아이를 내치기도 그렇고, 무엇보다 이 아이를 바라보는 네 눈이 빛이 났거든. 이름?

   글쎄-. 생각나는 좋은 이름이 있니? 글로리 호텔이니까 글로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방금 들었네."

 

  "아잇참, 들켰네요. 제가 동물을 많이 좋아해서... (쑥스) 글로리, 좋네요. 

   이제 앞으로 이 친구가 가는 길에 영광만 함께하길 바라는 저희의 마음이 담긴 거려나요? 

   (방긋 웃어보여)"

 

  "그런 셈이지. 그럼 이 아이의 이름은 글로리가 되었네. 우리 빈관의 마스코트로 키울까-."

 

  "이 친구가 얌전히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손님들께서도 많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품에서 자기 셔츠에 달린 장식을 톡톡 건드리는 글로리를 보곤) 이제 기운을 좀 차렸나봐요. 헤헤."

  

  ＊

   그 날의 기록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