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𝐏𝐡𝐨𝐧𝐞 𝐯𝐞𝐫.] 이랑지은 복잡한 감정 느끼는 듦주 장문썰 (𝟐𝟏𝟎𝟕𝟏𝟓)

📺 𝐓𝐚𝐥𝐞 𝐨𝐟 𝐭𝐡𝐞 𝐍𝐢𝐧𝐞 𝐓𝐚𝐢𝐥𝐞𝐝

(구미호뎐)

 

#이랑지은 #은은한_사랑의_속삭임

 

 

: 그러고 보니 이랑

그동안 무슨 일 있었는지

지은이한텐 설명 안 할 것 같다.

자기가 잘한 일 한 것도 아니고

지은이한텐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

그러다가 나중에 이연이든

다른 사람한테든 나중에야 소식 들은

지은이 처음으로 입 꾹 다물고

방에 들어가있는 것 아닐까.

 

이랑한테 화났다기보단

그냥 복합적인 감정인 것임.

그래도 자기가 기억하던

이랑의 마지막 모습은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이무기를 깨우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의 수명을 빌어

그렇게 유지해오면서

오랜 세월 고독할 수 밖에 없었는지.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몰랐었다는 거.

당사자에게 듣지 못했다는 거.

그냥 이 사실에 너무 화가 나는데

다른 사람 통해들었다는 사실도

너무 안믿기고 기가 차서

방에서 안 나오겠지.

그럼 이랑은 답답하고.

 

처음엔 밖에서 몇 번 부르다가

결국 문 부순다며 이야기하는데

 

"그 문 힘으로 부수면

너 얼굴 절대 다신 안 볼 거야."

 

이러는 지은이 말 듣고

이랑이 "젠장." 하면서

문 앞에서 쭈그리고

서로 문 하나 사이에 두고

그렇게 앉아서 하루 보낼 듯.

그러다가 문 달칵 열리는 소리에

이랑이 움찔거리면서 일어나서

문 열고 들어오면 사방에

하얀 깃털들이 가득해.

 

지은이 같은 조인족은

감성적인 측면이 부각되어서

특히 순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날개 쪽 털 뭉텅이로 빠진다는

아무튼 그런 설정인데

이랑 발 앞부터 지은이 몸까지

싹 깃털 투성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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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보고 멈칫하다가

이랑이 지은이한테 다가가선

자기도 쪼그려 앉아서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데

지은이 고개 들더니

이랑 제 품에 당겨서 안고

그냥 고개 푹 숙이고 있어.

그럼 이랑이 "저기." 이러는데.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나 안아주라."

 

이래서 이랑이 고개 끄덕이곤

지은이 안아 들어서

침대에 눕히곤 자기도 옆에 누워.

그럼 지은이가

 

"이렇게 잠시만 있자."

 

"네가 원하면,

옆에 더 있을 수 있어."

 

이러고 안아주고

지은이 이랑 체취 맡으면서

좀 진정해. 그러다가 이랑 올려다보고

부은 눈으로 이랑 멱살 잡으면서

 

"네가 그동안 겪었던 일을

내가 다른 사람 통해서 들어야겠어?

우리가 같이 보낸 세월이 얼만데."

 

이러면 이랑도 슬픈 눈으로

지은이 바라보더니

 

"다른 사람들한테

악당취급 받는 건 신경 안 써도

너한테까지 미움 받는 건 싫었으니까."

 

이러고 순간 정적흐름.

그래 정말 몇 백 년의 세월을 함께한 친구,

때론 친구보다 더 의지했던 존재한테

그렇게 여겨진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지은 역시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고

어쨌거나 이미 벌어진 이후

자신을 봉인에서 꺼내줬으니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결국 한숨 푹 내쉬었다가 이랑에게

 

"그래. 네가 했던 행동들

옳은 거 아니란 건, 알아야 할 거야.

앞으론,  너 자신을 갉아먹는 짓은 하지 마.

내가 옆에 있을게. 이제 다 끝났다며,

이젠 너 옆에 수오도 있고

유리랑 신주라는 아이도 있잖아.

더는 너 혼자 아냐.

그러니까... 다신 그런 짓 하지 말라고."

 

이러는 지은.

지금 이 자리에서 약속하라는 듯이

바라보니까 이랑도 지은이

머리 감싸 안으면서

 

"알았어, 알았다고.

나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거든.

남은 시간은 좀 편안하게 살고 싶어.

네 말처럼 나도 지켜야 할 애들이 생겼거든.

물론 그 안에 지은 너도 포함이니까

까먹으면 가만안둘 줄 알아."

 

이러는 이랑.